세계 철강산업은 높은 에너지 집약도와 탄소 배출로 특징지어져 왔으나, 탈탄소와 디지털화(특히 AI 활용)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공급과잉과 수요감소 추세와 함께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러한 기술 변화는 철강 제조방식뿐 아니라 주요 생산국의 산업 전략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27년 세계 철강산업은 ①수요 저성장·지역별 양극화, ②과잉설비 및 규제정책 강화, ③구조적 탈탄소 가속화라는 세 가지 기조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 세계 수요 전망
세계 철강 수요는 2025년 정체(0% 내외)가 예상되며, 2026년에는 약 1~1.3% 성장(약 17억 7천만톤)이 전망된다. 이는 본격적 회복이라기보다는 반등 초기 단계로 해석된다. OECD는 2030년까지 연평균 1% 내외의 완만한 증가세를 전망하며, 이는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구조적 저성장 흐름을 의미한다(Worldsteel, worldsteel Short Range Outlook, 2025.10.13 ; OECD, 98th Session of the Steel Committee: Statement by the Vice-Chairs, 2025.11.5).
(1) 주요 지역별 수요 흐름
중국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수출 의존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내에서는 신규 내수 수요 이슈보다는 감산·설비 구조조정, 수출물량 조절이 이슈가 되고, 일부 국가는 중국의 수출 물량을 견제하기 위한 관세·쿼터를 강화하는 방향이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이 전 세계 해상 철광석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고 국제 가격을 견인하던 시대는 점차 약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요가 벌크 건설용 철근에서 고급 자동차용 강판(전기차용), 풍력 터빈용 특수 강판, 가전제품용 스테인리스강과 같은 고부가가치 판재 제품으로 전환될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성장 및 수출 패턴이 변화하여 부가가치 제품에 더욱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특정 고급 특수 제품의 수입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인도
2025·2026년에 인도 철강 소비는 각각 9%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조강 설비를 현재의 거의 두 배로 확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는 세계 철강 수요 증가의 중심축이 될 태세이다. 인도 정부는 인프라, 도시화, 그리고 제조업(생산연계 인센티브 제도)을 끊임없이 추진하며 철강에 대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도로, 철도, 항만, 그리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태양광 발전소, 풍력 발전소)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직접적인 주요 성장 동력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은 국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산업 시설과 자본재를 필요로 한다. 2026년에서 2027년까지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인구 구성이 훨씬 젊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주택 및 내구소비재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석탄 기반 고로 비중이 높아 탄소국경조정(CBAM) 등 환경규제 리스크가 점점 부각될 전망이다.
ASEAN·MENA 등 신흥국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 수요가 2025년에 3.4%, 2026년에 4.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인도·일부 ASEAN·중동·북아프리카(MENA) 국가를 성장의 중심으로 지목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의 국가들은 급속한 산업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추진하는 중국+1 공급망 다각화 전략(중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국 외 제3국에 생산 거점이나 공급망 허브를 분산시켜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의 주요 수혜국이다. 이 지역의 철강 수요는 신규 제조 공장(전자, 자동차)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관련 도시 인프라, 그리고 중산층의 성장에 힘입어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은 건설용 장섬유 강재와 제조업용 판재 모두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6~27년에도 에너지·인프라 투자, 도시 인구 증가, 리쇼어링·니어쇼어링 제조 투자 등이 이 지역 수요를 계속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 철강 산업은 2026년과 2027년 전망은 폭발적 성장보다는 점진적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활발한 활동이 예상되는 지역들이 있다(이집트, 알제리, 모로코,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에디오피아, 케냐, 남아프리카 등). 아프리카 대륙은 에너지, 교통, 주택 등 인프라 부족으로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수억 톤에 달하는 철강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시사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와 같은 국제적 파트너십과 이에 국내 자원이 동원됨에 따라 이러한 수요는 점차 현실화될 전망이다.
유럽
EUROFER 자료에 따르면, 명목철강소비를 기준으로 2022~2025년까지 사실상 4년 연속 감소 양상을 보여 왔고, 수요 회복은 빨라야 2026년부터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EUROFER, Economic and Steel Market Outlook 2025-2026, 2025.9). 2026~27년에는 국방·인프라 투자 확대, 에너지 가격 안정, CBAM 전면도입에 따른 역내 생산의 증가로 서서히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미국
2025년에 미국 철강 수요는 고금리·관세 영향으로 다소 위축되었지만, IRA·인프라법, 데이터센터·태양광 프로젝트 투자 등에 힘입어 2026년에는 완만한 수요 개선이 예상된다는 기업·연구기관의 전망이 지배적이다(Argus, US steel demand to firm in 4Q: Gerdau, 2025.11.1) 일부 시장조사 기관에서는 2025~2033년 미국 철강 시장 매출이 연평균 약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Market Data Forecast, US Steel Market Report, 2025.10).
2. 공급 및 가격·수익성 전망
공급 설비
OECD에 따르면, 2025~2027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최대 1억6,500만 톤(6.7%)의 신규 조강 설비가 계획되어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중국·인도·ASEAN 등)가 전체의 58%를 차지하며, 중국 기업이 해외(특히 ASEAN)에서 추진하는 국경간 설비 투자가 약 16%를 차지한다(OECD, OECD Steel Outlook 2025, 2025.5.27). OECD는 2030년까지 수요가 증가해도, 이전의 신규 설비가 모두 가동될 경우 세계 조강 설비는 2.55억 톤 수준에서 2028년 2.66억 톤까지 증가하여, 과잉 설비는 여전히 구조적 문제로 남는다고 평가한다. 향후 수요가 연 1%대 성장에 그치는 반면, 설비는 그 이상으로 늘어나2026~27년에도 가동률은 역사적 평균보다 낮을 전망이다.
가격·수익성
여러 민간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는 미약한 수요·과잉설비로 생산 및 가격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며, 2026년부터는 일부 지역(유럽·북미)에서 보호무역·국방/인프라 투자에 힘입은 가격 반등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Atradius, Metal and Steel Industry Outlook 2025/2026, 2025.5). 그러나 세계은행의 철광석·기초금속 가격 전망을 보면, 2026~27년에도 강한 상승보다는 완만한 회복 혹은 박스권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실수요 회복보다는 감산, 무역 규제(관세·쿼터·CBAM), 특정 지역의 인프라 프로젝트 등이 지역별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지지하는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World Bank, The Commodity Markets Outlook in eight chart, 2025.10.30).
3. 정책·무역·기술 환경 전망
보호무역 강화
EU가 2025년 10월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철강 수입 쿼타를 거의 50% 정도 축소하고, 쿼타 초과 물량에는 관세 50%를 부과하는 새로운 보호조치를 검토 중이다. 현행 세이프가드는 2026년 중 종료 예정이지만, 이를 더 강한 쿼터·관세 체제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다. 미국에서는 기존 Section 232 관세·쿼터 체계가 유지·조정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터키 등 알루미늄 및 다른 금속도 포함하여 철강제품에 대해 특정국 대상 조치는 여전히 강력한 상황이다. 2026~27년에는 중국 및 일부 신흥국의 과잉 공급과 미·EU의 강한 방어 장벽이 정면 충돌하는 시장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탈탄소, CBAM, 그린스틸
향후 주요 통합 철강 제조업체의 주요 목표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적인 고로 기반 생산의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EU CBAM은 2026년부터 본격적인 과금 단계로 진입하면서, 고탄소 제품(고로·석탄 의존도 높은 열연·철근 등)의 실질적인 수출 경쟁력에 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소 기반 직접 환원(H-DRI) 기술은 탄소 제로에 가까운 철강 생산을 위한 가장 유망한 방식이다. DRI(직접환원철) 공정에서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로 대체하면, 주된 부산물은 수증기가 된다. 대규모 도입까지는 아직 몇 년이 남았지만, 2026년에서 2027년 사이에 최초의 상업적 규모의 H-DRI 공장이 시운전과 가동을 시작하여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2026~27년에는 H-DRI상용 플랜트들이 유럽·중동 등을 중심으로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스크랩 기반 전기로 전환, 수소·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보, 프리미엄 그린 강재 시장 형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을 통해 기업들은 전체 공장을 교체하는 대신 고로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스웨덴의 HYBRIT 이니셔티브와 같은 프로젝트가 이러한 추세를 선도하고 있지만, 2026-2027년에는 CCUS 기술을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하도록 확장하고 기존 인프라에 통합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글로벌 철강 산업의 스마트 밀 부상
디지털화는 핵심적인 운영 전략이다. AI 알고리즘은 생산의 모든 단계를 최적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장비 고장 예측(예측 유지보수)부터 실시간으로 용광로 화학 반응 및 에너지 소비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AI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제철소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엔지니어는 물리적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도 공정 변경을 시뮬레이션하고, 인력을 교육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 전기로에서 AI 기반 시스템은 폐기물 혼합물에 따라 전극 위치와 에너지 입력을 제어하여 용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인다. 또한 새로운 전기로 기술은 최종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낮은 품질의 폐기물과 대체 철분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순환 경제 모델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4. 시사점
중국발 과잉 공급과 인도·ASEAN의 설비 증설로 인해 2026~27년에도 범용재(열연·후판·봉형강) 수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한편, 그린 강재, 고급 자동차강·전기강판, 친환경·고부가 특수강 수요는 선진국·신흥국 모두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CBAM 등으로 저탄소 인증·LCA·EAF 비중 확대가 글로벌 시장 진입의 전제 조건이 되어 갈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 업체는 저탄소·프리미엄 제품 포지셔닝, 고효율 EAF, H-DRI, CCUS 투자, 미·EU·인도·동남아 현지화 전략이 2026~27년의 핵심 대응 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스틸데일리 https://www.steel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