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봉형강 전망] 봉형강 시장 ´아듀 2020년, 웰컴 2021년´

등록일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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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0년, 봉형강 시장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 참으로 많았다. 업계의 관행을 뒤집은 제강사들의 정책과 시장의 구도를 바꿔버린 코로나19, 전방산업 구도의 변화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은 향후 시장에도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발적인 사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년 2021년까지 연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급과 가격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봉형강 시장의 202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2021년을 미리 내다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편집자주]

 2020년 봉형강 시장

철근, 승부수 띄운 4월
올 한해 철근 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시점이 있다면 4월을 꼽을 수 있다. 현대제철을 필두로 7대 철근 제강사들이 약 10년 간 이어온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를 사실상 중단하기로 선언한 것이 4월부터다.

당시 제강사들은 시중 철근 유통가격 하락을 유발하고 수익성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무분별한 할인이 자행되고 있는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를 지목하며, 제강사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되지 않는다면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통상 입찰을 통해 이뤄지는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는 분기 기준가 대비 가격할인을 적용하는 것이 철근 시장을 관통하는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문제는 가격할인이 도를 지나칠 정도로 커져버렸다는 점이었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자료는 없지만 당시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를 따내려면 암묵적으로 8만 원~9만 원까지 할인이 적용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제강사들이 가격 하락의 단초로 작용하던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 중단을 선언한 이후 유통가격과 제강사의 판매 원가 간 격차는 거의 동일선상에 있다싶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나아가 4분기부터 분기 기준가격과 월 판매 가격이 일원화되면서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이러함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면에서도 4월을 기점으로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제강사 입장에서 출하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가공 및 프로젝트 물량이 없어지다 보니 재고관리 비용까지 줄여가며,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진 셈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주택 공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올 한해 철근 수요는 2015년 이후 5년 만에 1,000만 톤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제강사의 위기감이 한 층 더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강사의 최적판매‧최적생산 기조가 탄탄해진 상태다.

한편, 다행스럽게도 하반기 들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공급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올 4분기 수요 전망은 예상보다 밝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2020년 전체 철근 내수 수요는 전년 대비 6.7% 감소한 989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H형강,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시장
H형강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구도가 크게 바뀌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보호무역의 확대는 H형강 수출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는 곧 제강사가 내수시장에 집중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H형강 수출량은 79만 6,000톤으로 최근 5년래 가장 낮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 94만 4,000톤과 비교하면 15%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수출길이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짐에 따라 가격상승은 요원하게 됐다. 내수 시장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함께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 80만 원까지 치솟았던 시중 H형강 가격은 이후 차츰차츰 계단식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70만 원 초중반 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업황 악화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상업용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 등 비거주용 건축물 수요도 함께 줄어들었다.

이에 2020년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세를 예상하는 관계자들이 대다수다. 2020년 전체 H형강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316만 톤이 예상된다. 또한 내수 판매와 수입을 더한 명목소비량은 258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2021년 봉형강 시장

철근, 기대와 우려의 양립 강보합 예상
2021년 철근 수요에 대해 업계에서는 적어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다시금 1,000만 톤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는 입장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실적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이는 7월 말로 미뤄진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움직임일 뿐 실제 착공은 늦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2021년 정부의 SOC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26조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공공부문 공사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공급으로 방향을 틀면서 공공주택 100만 호 및 수도권 30만 호, 수도권 3기 신도기 등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한 토지조성 공사 증가가 전망된다.

가격측면에서는 제강사가 수익성 위주의 최적생산‧최적판매 기조와 함께 원칙마감을 고수하는 한 현재와 유사하게 제강사의 판매 원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과적으로 2021년 전체 내수 수요는 전년 대비 1% 소폭 상승한 999만 톤이 예상된다. 이 중 제강사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보다 1.3% 증가한 956만 톤, 수입량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42만 톤을 내다본다.

 
 


H형강, 코로나19 영향 확대 여부 관건
업계에서는 지난 10년 간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300만 톤~330만 톤의 박스권 수요를 보이고 있는 H형강 수요가 내년에도 견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토교통부 SOC 예산 중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산이 기존 1,116억 원에서 3,765억 원으로 3배 이상 증액되는 등 공공 대형공사 증가가 예상되며, 동해선 단선 전철화, 남부내륙철도와 같은 철도 대형 사업도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노후시설 개보수, 클린사업장 조성 등 안전‧안심분야 지원 강화에 따른 SOC투자도 확대되어 지방 토목사업과 연계된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영향이 2021년에도 지속되어 민간 수주와 투자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크다. 무엇보다 겨울철 3차 팬더믹 발생 시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19가 수출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까지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하반기부터 서서히 사태가 완화되면서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본지에서 예상하는 2021년 전체 H형강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320만 톤이다. 이중 내수는 215만 톤, 수출은 105만 톤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수 판매와 수입을 더한 명목소비량은 256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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